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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낙도(섬)선교

각흘도의 한 노인

by Visionary 2008. 11. 12.


          무교회 작은 섬들을 찾아 전도하는 일을 시작한 것은 섬선교 십일 년이 되는
          해부터였다. 큰 섬들에는 복음을 받아드릴 기회가 비교적 많아 대부분 교회들이
          들어섰다. 그러나 작은 섬들은 완전한 무관심 속에 버려져 있어 평생가야
          예수라는 이름도 들어볼 기회가 없는 것이다. 다른 해보다 일찍 섬교회 순방을
          시작한 필자는 진도 관내 섬교회들을 돌아보게 되었다. 진도에 있는 목사님 한
          분과 방주호 운항책임자와 함께 각흘도에 들렀다.

          주민이라야 10명 내외 다섯 가구가 사는 조그마한 섬이었다. 집집마다 들렀으나
          주민들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던 중 한 집에 들러 문을 열어보니 누군가 누워
          있는 것이 보였다. 사람을 발견했다는 사실만으로 반가워 들어가 할머니를
          깨웠으나 의식이 없는 듯 했다. 기진맥진 운명 직전인 듯, 황급한 우리 일행은
          언덕 아래 옹달샘에서 물을 길어다가 떠 먹여 주었다.

상비약을 건네며 복음도 함께 전하는 필자     
          물을 마신 할머니의 입술은 혈색이 나타나고 의식이 돌아오자 감기 증세로 일
          주일 이상 누워 있었다면서 자녀들은 육지에 나가 살고 혼자서 사는데 이대로
          있다가 죽을 작정이라는 말을 들려주었다. 우리는 그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말하며 복음을 전하고 적은 용돈을 손에 쥐어주며 자리에 눕히고 돌아 왔다.
          성남도에 돌아와 방주호를 운항하는 목사님이 확인 전화를 걸어보니 할머니가
          전화를 받아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

          왜 우리는 사람이 없는 그 섬에 죽어 가는 할머니가 의식을 잃고 누워 있을 그
          순간에 마치 시간을 맞추듯 들렀던 것일까. 공교롭기 그지없지 않은가.
          우연이었을까. 죽음의 길고 긴 터널을 방황하는 노인의 영혼을 하나님께서
          사랑하고 계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웃들과 그의 자녀들도 모두 잊어버린 그
          깊은 섬 속의 버려진 외로운 노인의 영혼을 하나님은 기억하고 계셨던 것이다.
          그 자신이 하나님을 알았거나 누군가 그를 위해 기도했을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오직 하나님의 일방적이고 선택적인 사랑이었다. 하나님의 사랑의 기적은 오늘
          초문명시대에도 그렇게 나타나고 역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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