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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교회갱신

교회만으로 충분합니다

by Visionary 2019. 1. 26.

교회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한국사회와 계층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보수와 진보의 갈등과 혼란은 수습이 불가능할 정도의 첨예한 대립으로 점점 그 단절과 투쟁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위기감으로 모든 사람이 불안과 절망을 느끼지만 이 상황에 대한 영향력 있는 원로도 없고, 조정과 통합 기능 및 대화와 창조적인 대결의 부재는 건국 이래로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이다.

  원인에 대한 판단은 사람 따라 다르겠고 또 그 원인이 단순한 하나의 내용만은 아닐 것이다. 개인의 생각으론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그 동안 도그마와 신앙처럼 지녀왔던 아날로그 시대의 온갖 가치관, 특히 권위주의와 반공 지상주의 및 개혁으로 인한 변혁 때문에 일어나는 일종의 혁명적인 패러다임 쉬프트 현상에 기인한다고 본다. 정치인이나 정부에게만 모든 책임을 돌리는 것은 표피적이고 미시적인 판단이다. 옳고 그름 이전에 현재의 혼란과 갈등은 피할 수 없는 통과의례이며 사회 발전 과정에서 나타나는 과도기적 부산물로 본다. 물론 정권 및 정치인의 미숙함과 역사의식 부재가 그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작 염려가 되는 것은 이런 현상을 수렴하고 통합하며 창조적인 진보를 이루어 낼 우리사회의 역량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철저한 흑백논리와 아군 아니면 적이라는 대립구도만이 판을 치고 있다.

  이런 소용돌이 가운데 정작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이 시점에서 성도와 교회 및 한국 기독교는 과연 어떤 시각을 가지며, 어떤 방식의 참여를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개인의 세계관이나 신앙 색깔에 따라 다 다르겠지만 나름대로 국가를 향한 그리스도인의 선한 양심과 동기로 여러 시도는 할 수 있을 것이다그럼에도 우리까지 혼란과 갈등을 부채질하는 또 하나의 목소리와 행동으로 하나님의 이름을 경솔하게 사용해서는 절대 안 된다


  창조 이후 어느 시대와 사회 그리고 역사에서 위기, 갈등, 혼란이 없었던 때가 있었을까? 그럼에도 역사는 진행되었고, 시간도 흘러왔다. 인간의 삶도 계속된다. 하나님의 절대주권은 그 모든 것을 초월하여 역사한다. 세속사가 역사의 전부는 아니며, 보이는 것이 우리의 목적은 아니다. 그렇다면 세상으로부터의 무책임한 도피를 보수로 주장해서는 안 되지만, 아울러 세속의 가치와 이데올로기의 포로가 되어 행동함을 무슨 구원자가 된 것처럼 착각하며, 복음과 교회의 초월성 및 영원성을 훼손해서도 안 된다.

  성경적인 세계관과 기독교 문화는 복음과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통해 타락한 세상과 그 문화를 변혁시키는 입장을 갖는다. 그러나 그 방식과 한계는 복음 안에서 그리고 교회 또는 교회 병행단체(Para-Church Movement) 및 기독교 문화 운동을 통해서이다. 다른 것들은 부수적이며 선택 사항에 지나지 않는다. 또 개인 차원의 실천이다.

  현 한국사회의 위기 상황에 대한 해결도 교회 자체의 본질 회복과 영적 역동성의 실천이 최우선이며, 다른 방안이나 대책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더욱 현 한국교회는 성경적인 교회 본질마저도 퇴락(頹落)한 비극적인 상황에서 스스로의 권위와 힘을 상실하고 있다. 이런데도 세상이 우리의 사회 참여에 대한 목소리와 운동 방식에 대해 인정하며 받아들이겠는가? 더군다나 그런 것들은 자칫 잘못하면 교회 본질의 오염이나 훼손을 부채질하고, 우리 내부 갈등을 더 깊게 할 수 있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복음의 능력과 교회의 영적 권위를 통해 세상의 변혁이 가능하다는 신념을 굳게 붙들 때이다.

  무엇보다 신중하게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행동하며, 교회와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사용하는 것을 경계하자. 선한 것도 악하게 사용하려는 우리의 본성을 인식하자. 솔직히 과거 우리는 현실참여에 대한 자유주의 진영의 해방신학과 민중신학의 패러다임에 대해 얼마나 혹독한 비난을 했는가! 그뿐인가? 만일 어려운 문제나 위기상황마다 단체나 운동으로 해결하려 든다면 새로운 단체와 운동을 조직하며 출범시키는 데 모든 에너지와 열정을 끝없이 쏟게 될 것이다. 타락한 인간의 본성과 세상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조직이나 운동으로 현재의 갈등과 혼란을 통합시키며 조정할 수 있다는 생각은 어쩌면 착각이나 욕심이 아닌지 모른다.

  교회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굳게 믿는다. 교회가 교회되는 것이 하나님이 주신 가장 강력한 교회의 힘이며, 세상 변혁의 원동력이다. 사회 참여를 위한 동기의 선함과 순수함이 모든 것에 대한 보증은 아니다. 냉엄한 역사의식과 철저한 기독교 세계관을 붙들며, 충분한 기도를 실천할 때이다. 그리고 모든 성도와 교회가 더욱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살며, 모든 영역에서 각 사람이 개인적으로 기독교 문화를 최선을 다하여 실천할 때이다. 그것이 지금 우리의 최우선, 최대의 과제이다. 현상에 대한 영적 분별력과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에 기초한 미래의 통찰력을 우리 모두에게 주시도록 다시 한 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