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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교회론

성전건축(1)

by Visionary 2010. 9. 19.

성전건축 2題 (1) - 사람 성전 세우기

                                                                                                                                                                                              
   우리 교회는 작년 포천의 어느 한적하고 인가가 없는 산 밑에 약 1700평 가량의 대지를 구입했다. 그 목적은 자연에 섬기는 공동체 센터(Diakonia Community Center)를 짓는 것이다. 그러면서 "진정한 성전 건축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았다. 현재 한국교회에서 사용되는 '성전'이란 단어는 대부분 구약에 나타난 건물로서의 특정하게 구별된 성전 개념과 일치된다. 그래서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소위 성전 건축의 부작용이다. 이건 결코 만만하지 않은 것이며, 그 폐단과 후유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한국교회를 비난하는 사람들의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는데 한국교회가 처음부터 교회당(예배당)을 성전으로 부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과거 한국교회는 건물전면의 교회 이름이 적힌 현판에 꼭 무슨 예배당으로 되어 있었다. 앞쪽에는 교회의 고유명사를, 뒤쪽에는 그 교회가 예배를 드리는 당(건물, 장소)이라고 기록한 것이다. 이것도 결국 한국교회의 고속성장 시절에 많은 사람을 모으기 위한 필요가 우선되면서 현판에서 예배당은 사라지고 교회 건물이 마치 교회인 양 기록되는 과정을 거쳤다.



   그렇다면 구약시대에 왜 하나님은 가시적 구조(물리적 구조물)로서 자신을 나타내셔야 되는가? 그것도 천막으로? 출 25:8에 "그들로 하여금 나를 위해 성소를 만들게 하라(내가 그들 가운데 거하리라)."고 되어 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들의 죄와 반역 때문에 그의 백성들 마음 속에 실제적으로 거하실 수 없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완전히 버리거나 구원의 역사를 포기하지 않으심을 깨닫게 할 필요가 있으셨다. "내가 너희들과 함께 있다."는 사실을 하나님이 구약시대에 깨닫게 하기 위한 교육과 상징의 공간이 성막이다. 성막의 중심 사상은 "하나님은 살아 계셔서 자기 백성 가운데 함께 하신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임마누엘로 오시기 전까지는 죄와 반역 때문에 하나님은 인간들의 마음 속에 실제로 영원토록 거하실 수 없었다. 그래서 구약시대의 성령은 사람을 버리거나 떠나시기도 했다.

   드디어 요 1:14에서 예수님 자신이 성전으로 등장하신다. 요 2:19, 20. "이 성전을 헐라. 3일 만에 다시 일으키겠다."에서 성전은 곧 예수님 자신이시다. 전통 이스라엘 신앙은 성전과 율법 신앙이며, 성전은 하나님이 계신 곳이고, 성전 건축물 자체를 마치 하나님처럼 여겼다. 성전 뜰만 밟아도 구원 얻는다고 생각했으며, 성전을 모독하는 것은 신성 모독의 사형 죄에 해당되었다. 그러나 예수님의 의도는 유대교, 모세 율법, 구약 성전의 기능과 임무가 끝났다는 말씀이다. 참된 성전은 예수님 자신이며 구약성전, 성막, 제사, 제물은 예표, 상징, 그림자에 불과하다. 따라서 신약성경의 진정한 성전, 사람 성전의 중요성은 완성된 복음 안에서 새롭고 영광스럽게 조명되어야 한다. 성령으로 거듭난 하나님의 자녀들이 곧 성전이며, 사람 성전의 신비와 영광이 바로 교회의 본질이며 특성이다.

   이렇게 본다면 당연히 모든 교회의 성전 건축의 최우선 대상이 성도들이며, 성전 건축은 곧 하나님의 백성인 교회 공동체가 하나님의 성품과 생명 안에서 끊임없이 성장하도록 세우는 것이 되어야만 한다. 주님이 십자가에서 완전히 성취하신 구원의 복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구약으로 회귀하여 건물성전 그 자체에만 집착한다면 이것은 복음의 완성과 하나님 나라, 구속사에 반역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대부분 이렇게 말한다. "구약성전은 아니다, 건물 없이 교회가 어떻게 집회와 사역을 할 수 있겠는가?, 다만 거룩하게 구별된 용도로 쓰이는 의미로 성전이라 부른다." 등등. 그렇지만 그건 겉으로 내세우는 명분이나 자기합리화를 위한 포장에 불과하다면? 그 말들이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는 건축 목적이나 과정, 건축의 의미와 비중이 교회에서 최우선이 되거나 과장되면 결코 안 된다.

   또한 무엇보다 사람 성전이 우선 복음의 기초와 주님의 주권 밑에서 성령의 역사로 아름답게 최선을 다해 이뤄져야 한다. 교회의 모든 구조, 조직, 사역, 프로그램, 최우선순위는 마땅히 사람과 삶, 인격이 되어야만 한다. 인격적인 관계, 공동체성의 경험, 지체의 삶, 한 몸으로서의 일치가 성경대로 경험되는 교회가 성전을 건축하고 있는 참 교회이다. 이것은 엡 2:21~22에 기록된 "그의 안에서 건물마다 서로 연결하여 주 안에서 성전이 되어가고,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의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간다."는 말씀의 실제 상황이다.

   성경이 말하는 신약교회의 성전건축이 이렇게 지역교회에서 실천되고 확보된다면 그 무엇이 문제가 되겠는가? 원칙이 지켜지고 기본이 실천될 때 다른 것은 전혀 문제될 게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그동안 구약성전의 기초 위에서 교회와 성전건축을 말해왔고, 그것은 역설적으로 의도와 관계없이 오히려 보이지 않는 교회 공동체의 비성경적인 성장과 약화를 가져왔다. 건물 때문에 교회가 무너졌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분명 골 1:28~29에 교회 지도자(사역자)들을 세우신 하나님의 목적이 선명하게 나타난다. "우리가 그를 전파하여 각 사람을 권하고 모든 지혜로 각 사람을 가르침은, 각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세우려 함이니, 이를 위하여 나도 내 속에서 능력으로 역사하시는 이의 역사를 따라 힘을 다하여 수고하노라." 이 말씀이 회복되어 성령이 거하시는 사람성전이 건축될 때 교회당(예배당) 건축은 그 정당성과 가치,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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