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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성수의 기준은 무엇인가?

by Visionary 2008. 4. 26.
주일 성수의 기준은 무엇인가

교회와신앙 webmaster@amennews.com


박일민 교수(칼빈대학교 신학대학원장·조직신학)

십계명에는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는 명령이 들어있다. 구약성경에는 안식일을 지키는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되어 있다. 이 기준을 어기는 사람에게는 돌로 쳐서 죽이는 매우 엄격한 벌이 뒤따랐다. 우리는 안식일에 관한 계명의 정신을 주일에 그대로 적용한다. 주일은 안식일이 변경되어진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면 주일을 지키는 기본 정신은 무엇이며, 주일에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어떤 것인지 알아보기로 하자.


1. 주일의 의미

성도들은 일요일을 주일이라고 부른다. 주일이란 ‘주의 날(Lord's Day)'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말은 사도 요한께서 “주의 날”(계 1:10)에 큰 음성을 들었다고 한 말씀에서부터 비롯되었다. 구약에서는 주일을 “여호와의 날”(사 13:6,9, 겔 30:3, 욜 1:15, 말4:5, 이 말은 무서운 심판이 임할 어느 날을 의미하기도 했다), “여호와의 거룩한 날”(사 58:13)이라고도 불렀고, 신약에서는 “그 날”(마 7:22), “주 예수의 날”(고후 1:14), “그리스도의 날”(빌 1:6,10),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날”(고전 1:8, 5:5), “안식 후 첫 날”(마 28:1, 행 20:7), “매주일 첫 날”(고전 16:2)이라고도 불렀다. 지금 우리는 주일이라는 말을 흔히 주님께서 정하신 날, 주님께서 부활하신 날, 주님을 위해 사는 날이라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2. 주일과 안식일

1) 안식일의 유래
주일의 기원이 되는 안식일은 두 가지의 배경을 가지고 있다.
첫째, 안식일은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일곱째 날을 복주시고 거룩하게 하시며 안식을 하셨던 날이다(창 2:2~3). 따라서 안식일은 사람들도 하나님께서 친히 보여주신 창조의 규범에 따라서 일곱 번째 날에 휴식을 하는 날이다. 이 사실에 대해 출 20:8~11은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 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제칠 일에 쉬었음이라. 그러므로 나 여호와가 안식일을 복되게 하여 그 날을 거룩하게 하였느니라”고 한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육체를 가진 사람들이나 짐승들을 창조하시면서 그들로 하여금 휴식을 통해 피로를 회복하게 하도록 배려한 날이었음을 의미한다(출 23:12).


창조의 기록에는 안식일을 지키라는 계명이 없다. 그렇지만 휴식이 필요 없으신 하나님께서는 친히 안식하는 모범을 보이심으로서, 사람에게 안식일 지킬 것을 무언중에 교훈하셨다. 그리고 광야에서 모세를 통해 이 사실을 재확인하셨다.

둘째, 안식일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구원을 받은 후에, 구원받은 기념일을 감사함으로 지켰던 날이다(신 5:12~15). 안식일에는 마치 유월절이나 무교절처럼 여호와의 절기인 성회로 모여서 감사의 즐거운 찬송을 불렀다(레 23:3). 따라서 안식일을 지키는 것은 자신이 대대로 하나님의 선민임을 분명하게 구분하여 그 표징(表徵)으로 드러내는 것이며(출 31:13), 죄를 용서받고 하나님의 복에 참여하였음을 나타내는 것이었다(레 23:32). 이 때문에 안식일은 그리스도 안에서 맞게 될 영원한 안식을 바라보게 하는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히 4:8~9). 이러한 관점에서 이사야와 에스겔 선지자는 장차 그리스도 안에서 안식일이 회복될 것이라고 예언을 하기도 했다(사 66:23, 겔 46:3).


이처럼 사람은 하나님의 피조물 자격으로 뿐만 아니라, 구원받은 백성으로서 안식일을 지키게 된다. 그런데 안식일의 창조 규범적 배경을 밝히고 있는 출 20:8~11의 계명은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너희 하나님 여호와라”(2절)라는 구원 사실을 먼저 전제함으로서 구원 기념일로서의 안식일과 서로 연결을 시키고 있다. 따라서 창조적 규범과 구원기념이라는 안식일의 이 두 배경은 서로 별개가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안식일의 전통은 신약시대에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안식일을 율법주의적 전통으로 만들어서, 그 정신보다는 형식에 치우쳤다. 예수님께서는 율법주의적 전통에 맞서, 안식일의 주인은 율법적 형식이 아니라 사람임을 분명히 하셨다(막 2:27). 그리고 안식일에도 자비를 베푸시고(마 12:1~14), 병자를 침대로 옮기는 것을 허용하시고(요 5:10), 병을 고치시고(막 3:2), 밀 이삭 잘라먹는 것을 용납하시고(마 12:1~2), 알맞은 거리의 이동도 하시면서(행 1:12) 진정한 의미를 살려 안식일을 지키도록 가르쳐주셨다.


2) 안식일에서 주일로의 변경

예수님의 부활이 있은 이후, 초대 교회의 성도들은 안식일의 진정한 의미를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날인 안식 후 첫 날, 즉 주일에서 찾았다. 주일은 우리의 속죄와 구원을 가능하게 한 예수님의 부활이 있던 날이기에, 하나님께서 안식일을 지키라 하신 진정한 의미를 가장 잘 살려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목숨을 걸고, 안식 후 첫 날에 모여 떡을 떼기 시작했다(행 13:14, 42, 44, 17:2, 18:14).


그러므로 신약 성도들에게 있어서의 주일은 쉰다는 안식의 의미보다, 구원받은 은혜를 감사하고 찬송하는 예배와 주님께 봉사를 한다는 의미가 더 강조되었다. 주일에 세속적인 일을 하지 않고 쉰다는 소극적인 자세보다, 하나님을 향한 영적인 일을 한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갖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쉬셨던 일곱째 날은 여섯째 날에 지음을 받았던 사람이 자신의 지음 받은 본분에 따라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드리는 첫 일을 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초대교회 안에서는 한동안 할례와 세례가 동시에 행해졌던 것처럼, 안식일과 주일도 동시에 지켜졌었다. 그러나 점차 안식 후 첫 날로, 즉 주일로 통일이 이루어졌다. 이런 관례는 유대지역 밖으로까지 확산이 되었다. 그래서 사도 바울께서는 갈라디아 교회와 고린도 교회에도 매주일 첫 날에 모일 것을 명령했다(고전 16:2). 2세기의 지도자 익나티우스가 “신약교회는 이미 안식일을 위해서가 아니라 주일을 위해서 생활한다”고 말한 것을 보면, 주일을 지키는 것이 초대교회의 보편적 현상이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신약 성경에 주일을 지키라는 명령은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사도들께서는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갔다고 되어있다. 그러나 사도들께서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신 것은 유대인의 안식일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곳에 모인 유대인들에게 그리스도의 부활을 전하기 위한 것이었다(행 13:14~41, 18:4). 예수님이나 사도들께서는 주일을 지킬 것을 구체적으로는 말씀하지 않으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창조의 일곱째 날에 하셨던 것처럼, 그들은 친히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시면서 주일을 지킬 것을 말없이 명령하셨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교회들이 지금까지 주일을 지켜오는 것은 매우 합당한 일이라 할 수 있다.


3. 주일에 해야 할 일

주일을 성수하기 위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인가.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앞에서 말한 주일의 유래, 그리고 사람이 주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주일이 사람을 위해 있다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에서 찾아야 한다.


주일에는 무엇보다 우선해서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을 찬송하고, 구원해 주신 은혜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일을 해야 한다. 이러한 일은 예배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주일에 가장 중요한 일은 예배하는 일이다. 하나님께서는 이 사실을 교육하시기 위해서, 매 안식일마다 일 년 되고 흠 없는 수양 둘과 고운 가루 에바 십 분지 이에 기름 섞은 소제와 그 전제를 드리게 하셨고(민 28:9), 고운 가루 십 분지 이로 떡 열둘을 구워 진설을 하도록 명령하셨다(레 24:8).

주일에는 예배 이외에도 구속주이신 하나님과 관련된 일들을 해야 한다. 구원의 도리를 전하고 가르치는 일, 예배나 전도와 관련된 청소, 기계동작, 찬양연습, 식당봉사, 차량봉사 등의 일은 주일에 해야 할 일들이다.


한편, 주일은 사람을 위하여 있는 날이다(막 2:27). 그러므로 음식을 먹거나 몸을 씻는 일처럼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일, 긴급 환자를 돌보거나 갑작스런 재난에 대처하는 일처럼 부득이 하거나 긴급한 일은 주일에도 해야 한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친히 모범으로 보여주셨던 것과 같이 이웃에게 자비와 긍휼을 베푸는 일, 즉 병자나 가난한 사람을 돌아보는 일도 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이 예배하는 일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만일 사람을 위한 일이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에 방해가 된다면, 차라리 그 일을 포기하거나 다른 날로 미루는 것이 좋을 것이다.



4. 주일에 하지 말아야 할 일

주일에는 세속적인 일은 하지 말고 쉬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종이나 나그네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과 짐승이 아무 일도 하지 말라고 하셨다(출 20:10). 밭을 갈거나 추수를 하는 도중이라도 그 일을 중단하고 쉬어야 했다(출 34:21). 심지어는 불도 피우지 말아야 했다(출 35:3). 이것을 어기는 사람은 죽임을 당했다. 이것은 단지 육체의 휴식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신령한 일을 적극 도모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므로 주일에는 육체적이고 세속적인 기쁨이나 유익을 쫒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오락, 유흥, 관광여행, 쇼핑 등은 삼가야 할 일들이다. 또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일하게 하는 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주일에는 돈을 사용하는 것도 금해야 한다. 다만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교통비를 지불하거나, 사람의 생명을 위해 부득이 음식을 대접하는 일처럼 주일의 목적에 부합하는 일은 예외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가급적 피할 수 있는 방법들이 먼저 시도되어야 한다.


주일은 육체적 휴식과 함께 구원받은 은혜를 감사하며 지내도록 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창조 때부터 몸소 실천을 통해 보여주시고, 모세를 통해 구체적으로 명령을 하신 제도이다. 그러므로 주일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복되고 거룩한 날이다. 주일을 지키는 것은 성도의 마땅한 의무이다. 그리고 성도는 주일을 지켜 자신이 하나님의 백성임을 드러내는 표로 삼아야 한다. 우리는 주일을 성수하기 위하여 주일에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분별하고, 주일을 위해 한 주간을 미리 준비하며 살아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주일을 정하신 근본정신과는 달리, 예수님께 책망을 받았던 과거 형식적인 율법주의자들의 오류에 또다시 빠져들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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