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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교회갱신

교회갱신의 새 지평을 바라본다

by Visionary 2007. 12. 20.
교회 갱신협의회 이상화 목사(사무총장)


이라크 전쟁과 함께 '이라크 기독교인'(Iraqi Christians)이 기독교 세계에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 이들은 '미지의 기독교인'에 가깝다. 시리아가톨릭교회, 칼데아교회, 아시리아교회, 시리아정교회, 아르메니아가톨릭교회…. 이들을 부르는 이름조차 낯설고 혼란스럽다.

이들 가운데 시리아정교회는 고대 5대 교회의 하나인 안티오크(안디옥) 교회를 계승한 정교회이며, 아시리아교회는 에베소공의회의(431) 결의를 따르지 않고 정교회에서 떨어져나간 네스토리우스파 교회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그리고 시리아가톨릭교회와 칼데아교회, 아르메니아가톨릭교회는 로마가톨릭교황을 교회의 수장으로 받드는 가톨릭교회에 속한다.

이렇게 이라크교회는, 상위의 범주로 묶으면, 정교회, 오리엔트교회, 가톨릭교회로 크게 분류된다. 그렇지만 이 교회들의 역사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갱신'(Renewal)의 광범위화

"교갱협의 사역을 장로들도 공유할 수 있도록 홍보 책자를 배포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소한 1개월 전부터 참석자를 위한 중보기도팀 운영이 필요합니다"
"연초에 참석을 계획할 수 있도록 미리 수련회 기간을 정하고 홍보했으면…"
"안수집사들에게도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교회 부흥의 실제적이고 현장감 있는 스토리, 영상자료들을 보고 싶습니다"
"교회를 앞서 섬기는 당회원들에게도 자존감 회복 시간, 충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수련회 시간이 부족합니다. 교회의 새로움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이상은 금년 11월 16일(금)과 17일(토) 양일간 안성수양관에서 '우리가 먼저 섬기겠습니다!'는 주제로 열렸던 교갱협 제1차 장로섬김수련회에 참석한 당회원들이 설문조사에서 피력한 표현들이다. 설문조사 시에 "장로섬김수련회가 정기적으로 열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매우 필요하다'는 응답이 과반수를 넘는 58.3%였고, '필요하다'는 응답 역시 39.8%에 달해 참석 당회원 절대 다수가 교회갱신의 의식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데 공감을 표했다<표1. 참조>. 이 결과는 교회갱신의 지속적인 필요성을 액면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 따지고 보면 '갱신'(Renewal)이라는 말이 얼마나 부담스럽고 곤혹스러운 말인가?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가 목회자들의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해 주님의 교회를 새롭게 하겠다는 기치를 내걸고 1996년 3월 7일에 출범했을 당시, 앞장 서 섬기기로 헌신한 임원들조차 교회갱신이 힘들고 어려운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방증적 자료가 있다.

교갱협 출범 직후인 6월 24일과 25일 서울교육문회회관에서 처음으로 열린 임원세미나(주제: 교갱협의 정신과 방향성)에서 당시 주제 발제자였던 회장 옥한흠 목사는 서두를 열면서 다음과 같이 토로한다.

"교회갱신을 하겠다고 막상 시작해 놓고 보니 생각보다 부담스럽고 엄청난 문제들이 이렇게 많이 쌓여 있을 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그저 좀 나아져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 출발했는데 현실적인 상황과 기대 사이에 큰 긴장이 있고, 능력의 한계와 엄청난 상황 사이에 지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하략)"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꾀하는 것, 그리고 외형적 변신만이 아니라 근본적이고 긍정적 변화를 위해 꾸준히 몸부림치는 것은 분명히 쉽지 않다. 그러나 출범 초기 '갱신'(Renewal)이란 단어는 생경하고 어려운 것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급속하게 변화하는 시대에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어 진리의 복음을 더욱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증언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이런 인식이 한국교회 전체적인 요청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교갱협이 지난 세기말부터 계속적인 리서치와 담론 형성(교갱협 홈페이지 www.churchr.or.kr 내에 있는 다양한 설문조사 결과와 세미나 내용들을 참조하면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을 통해 지적한대로 21세기에 들어온 한국교회의 수적 침체와 사회적 신인도 약화는 교회갱신의 필요성을 절대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은 교갱협 내부의 소리만이 아니라 여타 기관에서도 동일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기독교 포털사이트 '갓피플닷컴'이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 당신의 모습은?'을 주제로 지난 9월 19일부터 한 달 동안 기독교인 5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성도와 교회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급선무'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응답자 10명 중 6명은 '기도와 말씀 생활을 통한 거룩함의 회복'(59.4%)을 꼽았다(국민일보 2007년 11월 8일자 참조.). 즉 응답자들 과반수 이상은 성도로서 근본적인 자기 갱신이 바로 교회를 교회답게 만드는 요소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2004년 7월부터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벌였던 '한국교회 갱신을 위한 40일 기도운동'에 전국의 교회들이 교회갱신을 위한 기도집으로 계속해서 기도해 오고 있다.

문제는 방향이다

구태여 여러 가지 상황과 실례들을 더 열거할 필요없이 교회갱신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21세기에 들어온 이후 한국교회 전반에 걸쳐 논의되고 있는 주요 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교회갱신의 필요성이 광역화된 것과 더불어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은 갱신의 방향성이다. 아무리 갱신의 속도가 빨라도 바른 방향을 잡지 못하면 좌충우돌할 가능성이 크고, 급기야 '갱신'이라는 미명하에 또 다른 독선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교갱협은 새로운 세기에 대한 이야기와 준비로 온 사회가 들끓고 있을 때인 1996년 3월에 교회의 사회적 신인도가 점점 추락하고 있음을 느끼고 교회와 교단, 그리고 목회자 자신이 정체되어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위기의식을 공감한 목회자들이 뜻을 모으면서 탄생한 태생적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항상 역점을 두었던 방향은 먼저 목회자들이 자기반성을 통해 섬기고 있는 목회현장을 갱신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지금까지 뛰어왔다.

그래서 먼저는 일단 교회의 지도자로 내외적으로 공인받고 있는 목회자들로 하여금 시대적 상황을 정확히 분별하여 자신의 사명을 감당하는 목회자의 영성 개발과 현실적인 대안을 수립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목회자의 리더십 개발에 사역방향의 초점을 맞추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왔다. 즉 먼저 목회자 자신이 성숙하고 변화되어야만 교회의 교회 다움과 소속한 교단과 한국교회, 그리고 한국사회의 새로움이 구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왔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방향은 계속해서 추진해 나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인가? 질문에 대한 대답을 먼저 하자면 '그렇다'이다. 이런 대답을 단정적으로 할 수 있는 우선적인 근거는 지난 해인 2006년 6월 말 교갱협이 앞장 서 섬기고 있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같은 해 5월에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 기독교의 감소현상(10년전 대비 -1.6% 감소)에 대해 목회자들의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 잘 나타난다. 이 조사결과에 의하면 기독교인의 감소현상에 대해 '한국교회가 가져가야 할 대안이 무엇인가?'에 대해 목회자들은 '개혁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가장 중요한 대안이라고 지적했다<표2. 참조>. 즉, 교회의 끊임없는 갱신이 한국 기독교가 직면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가장 우선시 되는 과제라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한 가지 더 세부적으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목회자가 가져야 할 대안은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관한 대답이다. 조사결과를 보면 '영적 리더십 회복'(31.4%)과 '도덕성 회복'(24.7%), 그리고 '말씀의 능력'(16.6%)의 순서로 그 결과가 나타나 '말씀의 능력' 보다 '도덕성 회복'이 더욱 높게 나타나 목회자 갱신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임을 지목한 것이다<표3. 참조>.



같은 맥락에서 보다 구체적인 대안을 찾고자 2006년 8월 말 교갱협이 목회자 300명을 대상으로 '한국교회 갱신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는 새로운 위기에 직면한 한국교회가 과연 어떤 방향으로 교회갱신의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인가를 가늠하게 해 준다. 설문에서 교회 갱신을 위해 한국교회가 우선적으로 갱신해야 할 부분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 목회자들은 최우선적으로 '목회자의 리더십 개발'(34.5%)을 꼽았다<표4. 참조>.

이상의 방증적 자료를 통해서 확인한 바대로 교갱협이 꾸준하게 추진해 가야할 교회갱신의 방향은 부단한 목회자의 자기갱신이다. 목회자의 자기갱신이 전제될 때 목회현장은 물론이고 교단과 교회, 한국사회의 새로움이 올 수 있을 것이라는 방향을 잡고 11개 연구위원회와 8개 지역협의회가 유기적으로 사역해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하여 또 한 가지 간과할 수 없는 교회갱신의 새 방향의 축이 생겼다. 동역자로서 함께 교회를 앞장서 섬기는 당회원들과의 의식의 연대감이다. 이미 서두에 언급한 대로 당회원들의 교회갱신을 향한 갈망은 기대 이상의 큰 갈망이 내적으로 농축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교회갱신의 바람직한 방향은 이제 목회자와 더불어 동역의 끈을 놓을 수 없는 평신도 지도자들과의 갱신의식의 동기화로 발전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속성과 순수성의 담보

지난 2005년 5월 1일, 53일간을 걸어 북극점(북위 90도)에 도달해 세계 최초로 산악그랜드슬램의 쾌거를 달성한 박영석 대장은 그가 쓴 <북극일기> 중에서 "북극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나 자신이다. 그리고 가장 힘든 것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오늘도 무사히 버티고 싸워 이겼다"고 고백하고 있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 속에서도 최악의 조건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자기 자신'이었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또 "약해지려는 자신과 타협하는 순간, 모든 것은 끝"이라고 하면서 "그 동안의 모든 실패는 내가 나와 조금씩 타협하며 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뉴스메이커 2005년 6월 7일자>.

이 인터뷰 기사를 읽으면서 자신과의 타협에 그 누구보다 능(能)한 존재인 것은 분명 사람이다. 결국 교회갱신의 단초를 목회자의 자기갱신으로 이해할 때 깊이 있는 영성을 가지기 위해 부단히 애써야 하는 측면에 있어서도, 설교와 강의 준비에 있어서도, 그리고 대인관계와 접하고 있는 모든 사역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타협하지 않고 갱신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간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것임을 알 수 있다.

한국교회 대부흥 100주년을 맞이한 한국교회에는 결코 쉽지 않지만 교회갱신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필수적인 과제로 현재 던져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 갱신을 향한 지속성과 순수성만이 교회갱신을 비로소 가능하게 할 에너지라는 점이다. 냉철하게 보면 한국교회가 침체기를 걸어가는 것 같고, 어떤 점에서는 비아냥거림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한국교회의 미래가 결코 어둡지만은 않다. 세계 기독교 역사를 갈무리하는 신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 나라에 복음이 처음 전파되면 대체로 100년간은 복음의 씨가 뿌려지는 시기이고, 그 다음 100년 혹은 200년간은 복음이 문화적으로 열매 맺는 시기라고 한다. 이런 패러다임으로 본다면 한국교회는 지금 복음이 문화로 열매를 맺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교회와 특히 교회를 앞서 섬기는 목회자들과 지도자들이 '이만하면 됐다'는 의식으로 스스로 타협하는 길을 택하지 않고, '주님께만 영광'이라는 순수성을 전제로 '쉼 없이 한 발 한 발' 옮기는 지속성을 가지고 제대로 복음에 입각한 열매를 맺을 수만 있다면 교회갱신의 새로운 장이 계속해서 열릴 것이라고 충분히 내다볼 수 있다. 2007년! 한국교회로서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사건들로 채워졌던 한 해를 마감하면서 '이만하면 됐다'는 의식이 아니라 '쉼 없이 한 발 한 발' 옮겨나가는 최선의 정신이 온 몸 구석구석에서 다시 움직이기를 바라며 교회갱신의 새로운 지평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