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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사회

코로나 시대 교회의 명암(明暗)

by Visionary 2020. 7. 18.

코로나 시대의 한 모습을 보며 갖는 생각


최근 모 침례교회에서 인터넷으로 그 교회의 예배 및 설교를 듣는 사람들을 온라인 등록 절차를 밟아서 정식 등록교인으로 받아 들이겠다는 결정을 했다고 한다. 아마 이 교회에 온라인으로나마 참여키로 한 사람의 기준 결정은 당연히 온라인을 통한 설교나 예배의 모습과 그 분위기였을 것이다. 이 기준은 당연히 그 태생적인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가 가져온 전무후무한 다양한 현상과 흐름은 좀 더 시간을 두고 살피며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이고, 당연히 그 다음에 비로소 코로나 이후 시대에 대한 과제와 적응도 검토되는 것이 맞는 순서다.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지만 온라인 등록교인을 교회의 정식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착상이 코로나 시대의 발 빠른 대처처럼 보이는데 그 진정한 의도는 무엇일까? 혹시 교회의 세를 불리려는 것은 아닐 것으로 믿지만 그런 기우도 없지 않다. 이런 기우말고도 또 다른 생각은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 갖는 인격적인 교류와 사귐이 배제된 멤버가 교회 공동체의 진정한 구성원이 될 수 있을까? 우리에게 하나님의 창조와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건에 담긴 몸의 가치와 철학은 코로나 시대에 무용지물이거나 폐기 처분되어야 할까? 인간에게 영과 혼만이 소중하진 않을 것이다. 영, 혼, 육은 전인적이며 통합적인 실체라서 신앙에도 이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코로나 시대의 흐름과 시대적 환경에 따라 궁극적으로 모든 오프라인의 만남과 사귐, 모임이 온라인으로 대체된다면 성경이 보여주는 계시록의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찬양과 경배를 드리는 완성된 하나님 나라의 이미지와 일말의 연관성이 있을까?그리고 이런 접근이 한국교회의 현실상 철새교인과 교회쇼핑을 더 부추길 수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괜한 쓸데 없는 염려일까? 의무와 봉사는 망각하고 실익과 권리만 주장하려는 현대 도시교회의 명목상의 교인에게는 또 다른 나름대로의 명분을 쌓아주게 될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거하심은 공간이 배제된 임재는 절대 아니다. 하나님은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으시나 공간을 창조하셨고 사용하신다. 성찬, 세례, 장례, 혼인 등의 모든 예식도 개인적으로 행하며 다만 그 내용을 온라인으로 공유한다면 그 소중한 여정에서 몸과 몸이 부딪는 교류 없이 더불어 함께 함을 경험할 수 없을 것이다. 의식과 모임은 이젠 기계와 랜선을 의지하며 그것들의 중개(중보)를 통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해진다. 결국 인간이 그런 것들에 예속되며 나중엔 그마저 인공지능(AI)이 대행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따라서 비대면 시대를 극복하고 대응하려는 위에서 말한 목회적 노력과 교회의 창조적인 고민을 결코 가볍게 폄하할 수 없지만, 신중히 고민하며 성경의 원리를 정직하게 탐구해야 할 때이다. 대안의 탐구는 본질의 외면이나 원칙의 폐기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도 분명 있다. 소위 가나안 교인들을 일단 기독교 신앙으로 붙들어 주며 언젠가 정상적인 지역교회의 신앙 생활을 할 수 있는 징검다리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물론 이것도 꼭 그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다. 이것이 징검다리가 될지 숨은 박힌 돌이 될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참 이런 생각은 이 교회에 대한 비판이 아니며 더욱 비난은 결코 아니다. 그 과감하고 신속한 대응에 놀라면서도 또 다른 각도에서 고민하고 탐구하려는 마음뿐이다. 각 교회는 그 공동체의 결정과 자유가 있기 때문에. 그럼에도 좀 더 숙고하고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 세상은 늘 끊임 없이 요동치며 변화를 계속하는데 그 현상의 근본을 잘 살피면 성경에 해답이 있기 때문이다.